인성 나쁜 인재(人材)는 스타트업의 인재(人災)

[원본] - [원본글] 인성 나쁜 인재(人材)는 스타트업의 인재(人災)

스타트업 CEO로서 수 년간 어떤 인재를 채용해야 할지에 대한 학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특히, 실리콘밸리와 달리 인재풀이 작은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한다면 업계에서 최고의 인재들로 팀을 구성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현실을 빨리 받아들여야 했다.  어느 회사나 비슷하겠지만 스타트업에 능력 좋은 사람 혹은 똑똑한 사람을 채용하고 싶은 것은 어느 CEO나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수년간 사업을 하면서 깨닫게된 한가지는 스타트업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좋은 인재를 채용하려고 무리하게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보다 나쁜 인재를 채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럼, 나쁜 인재의 정의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성 나쁜 똑똑한 사람을 채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인성 나쁜 인재는 동서양과 고금을 막론하고 인류 역사에서 존재해 왔다. 스타트업을 하면서 오랜시간 동안 인재 등용에 있어서 실패를 겪으면서 조금씩 인성나쁜 인재들이 회사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주는지 비싼 비용을 내고 배워왔다.

중국의 역대 황제 약 230여 명 중 유일하게 ‘천년에 한번 나옴직한 제왕’이란 뜻의 ‘천고일제’란 호칭을 얻은 청나라의 4대 황제인 성군 강희제는 인제 등용에 있어서 다음과 같이 적기도 했다.

"인재를 논할 때 반드시 덕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짐은 사람을 볼때 심보를 본 다음 학식을 본다. 심보가 선량하지 않으면 학식과 재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재능이 덕을 능가하는 자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

특히 내가 근무했던 넷플리스(Netflix)의 CEO인 리드 해이스팅스(Reed Hastings)는 인성 나쁜 인재에 대한 명언을 남겼다.

"Do not tolerate brilliant jerks. The cost to teamwork is too high" -  똑똑한 골치 덩어리들을 용인하지 마라. 팀웍에 대한 비용이 너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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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깨닫고 체득하는데 수년 동안 힘겨운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했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깨닫게된 채용해서는 안될 가장 똑똑한 최악의 직원이 되는 대표적인 예를 공유해보려고 한다.

부정적인 사람

스타트업에서 절대 채용하지 말아야할 인재상을 뽑는 다면 단연 부정적인 사람이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살피고 모방하려고 노력하는 본능이 있다. 감정 전염 (Emotional Contagion)이라고 한다.

버스 운전사나 배우자가 하루를 시작할 때 우리에게 어떻게 아침 인사를 하느냐에 따라 하루 기분이 달라진다. 잘못된 아침 인사로 무시 당했다는 기분이 들거나, 오히려 위로와 응원의 한마디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감정은 보이지 않지만 바이러스처럼 전염성이 있다.

부정적인 사람 만큼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는 사람은 없다.  부정적인 성향의 사람은 팀에서 이런 느낌이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늘 안 좋은 방향만 제시한다. 다른 팀원의 의견에 항상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 느낌과 기운이 강렬해 그 사람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해 보고 싶은 일이 있어도 말 한 번 꺼내기 어렵다. 매번 안 좋은 방향만 언급하다 보니 새로운 걸 도전해 보자는 말보다는 안된다는 말이 쉽게 나온다. 다른 팀도 새로운 창의적 시도에 대하여 눈치를 보게되거나 입을 닫아 버린다.

단순히 몇 개의 프로젝트에 의견 제시한 거라면 문제 될 게 없지만, 이런 직원들은 그런 게 아니다. 그냥 매사 부정적이기 때문에 대안 없는 비판만 늘어놓기 일쑤다. 팀기운을 계속 이렇게 부정적인 감정으로 침채시킨다. 보통 이런 스타일은 일도 미루고 미루다 시간에 쫓겨 결국은 못하거나 마지막에 하는 편이다. 스스로 능력에 자신 있고 똑똑하다 생각하는 경우에 이런 성향을 자주 보인다.

여기서 주의 할 점은 문제점을 논리적으로 얘기하는 것과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부정적인 사람은 절대 채용하지 말고 채용한 경우라도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내보내야 한다. 잘못하면 전체 팀이 안된다는 부정적인 감정 전염이 되어 회사가 망가진다.

꼰대

한국사회에서 특정 성향을 가진 사람을 정의한 단어 중 "꼰대"처럼 대중화 된 단어도 없을 듯 싶다. 그러나, 그 단어의 의미를 잘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꼰대의 정의를 경험에 비추어 다음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 정의 해보려고 한다.

  • 본인의 생각만을 얘기하고 남의 의견을 이해 못하거나 잘 듣지 않는 사람
  • 본인의 생각이나 방식이 정답이라 생각하고 그 정답을 상대방에게 가르치려는 사람

쉽게 얘기하면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에서도 비슷한 영어 표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arrogant (자기 중심적인)라는 단어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런 성향의 사람들이 있었다는게 참 신기하기도 했다.

여기서, 주의 해야할 점은 나이 든 사람들을 보통 "꼰대"라는 단어로 특정하지만 20~30대 젊은 꼰대도 무수히 많다는 사실이다. 특히, 실패 경험이 없는 젊은 직원인 경우 학교에서 경쟁으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살아 왔기 때문에 이런 꼰대 기질을 가진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나이를 불문하고 꼰대 기질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이러한 사람들은 채용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나름대로 "꼰대" 연구를 하고 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짧은 블로그로 올려볼까 한다.

혼자 일하는 천재 혹은 뛰어난 개발자

고속 성장을 해야하는 스타트업에서는 한팀이라는 마음 (One team spirit) 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채용 심사를 보다 보면 간혹 어떤 사람들은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 어떤 일이 주어지면 일반 사람들이 1주일이 필요한 일을 하루에 끝내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어려운 것들은 순식간에 만들어 낸다. 그러나, 만일 이러한 천재가 다름 사람들과 소통하지 않고 혼자 결정하고 혼자서만 업무를 진행한다면 채용하지 말라고 권한다. 나중에 보면 혼자서 만들고 싶은 것을 혼자서 만든다. 결국 최종 결과물은 회사의 방향과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엔지니어들 중에 이러한 사람들이 많다. 스타트업에서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어마한 기술들을 제품이나 서비스에 넣어서 개발한다. 그러나 대부분 서비스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불편하거나 복잡하거나 효용가치가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천재적 기질을 가지고 팀워크까지 있는 사람이면 좋겠지만 둘중에 하나는 포기해야하는게 현실이다.

이단아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회사는 때로는 이치에 맞지 않는 전략이나 계획, 프로세스, 승진 혹은 여타의 활동을 단행한다. 아무리 잘나가는 회사도 모든 것에 완벽할 수는 없다. 이러한 회사의 약점을 자신의 명분을 쌓기 위해서 찾는 경우가 있다. 이를 이용하여 회사가 가망없고 오합지졸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나름의 명분을 구축한다. 특히, CEO가 경험이 부족하여 실무에 어두울때 더욱 힘을 발휘한다.

경험해온 이런 이단아를 보면, 회사나 다른 조직의 취약점 만을 찾아 자신의 명분과 자리를 잡는 직원이기 때문에 대부분 말이 앞서지만 본인들이 해온 업무는 엉망으로 만들어 더 많은 문제를 만든다. 나와 같이 일하던 개발자들 중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서 내보낸 후 소프트웨어를 다시 본 적이 있다. 그 사람들이 주장했던 얘기를 상기하며 소프트웨어를 보고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일부 소프트웨어는 고객들이 검토하는 부분으로 구매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주기도 했었다. 이 개발자들을 내본낸 후에 그 사람이 만든 소프트웨어 대부분 다 지우고 처음부터 다시 개발해서 배포했다. 그 후 멈춰있던 고객들이 연락오기 시작했다.

이단아와 문제를 해결 해줄 수 있는 인재는 항상 혼동된다. 특히 스타트업은 실행 도중 많은 문제들을 만들게 된다. 회사의 취약점, 문제점들을 찾아내어 긍정적으로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갈 수 있는 열성적인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단아와 혼동하지 말고 문제점에 대한 현실적인 이해를 하고, 문제점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은 꼭 채용해야한다.

무례하고 공격적인 사람

똑똑하지만 무례한 직원은 어느 조직 내 어디서든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그런 사람이 임원급일 경우 파괴력은 급증한다. 무례한 행동이 명료성을 높이거나 중요한 교훈을 역설하는데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임원급일 경우 간혹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행동 방식이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정 구성원의 터무니 없는 무례하고 공격적인 행동이 지속되면 조직은 무기력해질 수 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가장 해결하기 힘든 문제 중 하나가 의사 소통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마음으로 한 목표를 향해나아가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이런 근거 없는 무례하고 공격적인 행동과 의사 소통 방식은 사람들의 입을 닫아 버리게 된다.

전사회의나 제품에 관한 논의 중 근거 없는 주장과 무례하고 공격적인 말로 전직원 회의에서 CEO를 공격하는  팀장과 임원들이 있었다. 마라톤 회의를 했지만 결론은 나지 않고 감정의 상처만 남는 회의가 지속되었다. 그 공간에 같이 있는 사람들이나 그 분위기가 전파된 직원들은 모두 입을 닫아 버리고 회사에 대한 불신이 커져 갔다. 이런 사람들을 최대한 빨리 내보내지 않아서 발생한 회사의 피해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한 대표이사와 임원이 되실 분들에게는 최소한 지금까지 경험한 이런한 유형의 똑똑한 인재들을 채용하는 실수는 범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스타트업에서 미래에 대한 꿈을 꾸시는 분들에게는 이런한 인재가 되지 않도록 자기 개발을 지속적으로 했으면 하는마음으로 글을 정리할까 한다.

두서없이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15/08/821235/
  • https://brunch.co.kr/@brunchflgu/202?fbclid=IwAR2hbOSkogPZlbneWBXnUZqgEWPVdVOupT97Anu9UDOZjxmN50RtXPd0gjI
  • https://wonderfulmind.co.kr/emotional-contagion-pass-emotions/
  • https://brunch.co.kr/@jade/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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