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글] SI 구축 사업자와 클라우드 서비스
이 글은 2012년 "삼성, 야심찼던 S클라우드 없던일로…" 라는 기사를 읽고 SI 사업자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에 대해 생각해본 글입니다. 주변에서 아직도 SI 사업자가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간간이 듣고 있어서 지금도 이 상황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아서 다시 올려 봅니다.
본 컬럼은 위 기사에 나와 있는 내용과는 무관하며 위 기사는 단지 이 글을 쓰게 한 동기만 제공했습니다. 이 글은 SI 구축 사업자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만들때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SI 사업자란?
SI 또는 시스템 구축 사업자라고 할 수 있는 업의 특성을 이해하면 SI 중심의 회사에서 이런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알게됩니다. 대외 시스템 구축 사업은 대부분 고객으로부터 요구사항과 그 요구사항을 실현하기 위한 비용을 받아 프로젝트가 수행됩니다. 시스템 구축 사업자는 이런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한 영업 비용만 집행하고 그 영업 비용도 프로젝트 바용에에 포함하는합니다. 따라서 회사의 운영 비용 자체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납품해주는 고객으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그러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와 같은 서비스 중심의 업종은 어떨까요? 고객이 있기는 하지만 고객이 특별한 요구사항을 주는 경우는 없습니다. 대부분은 서비스 제공자가 자신이 서비스할 서비스의 기획안을 만들고 그 기획안을 기반으로 서비스가 만들어 집니다. 비용도 특정 고객으로부터 지불되기 보다는 수많은 작은 고객으로 부터 지불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long tail 비즈니스 영역이라고 할 수 있십니다. 물론 S클라우드의 삼성전자(고객) - 삼성SDS(서비스 사업자)의 관계에서는 전혀 다른 관계가 형성되어 있지만 말입니다.
왜 어려울까?
이렇듯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SI 사업자가 잘하는 영역이 아니고 전혀 새로운 영역입니다. 서비스를 구축하는 비용도 자체 내부 투자로 이루어져야 하며 투자 비용도 큽니다. 구축 기간도 시범 서비스만 나오는데 1년 이상이 걸리고 안정화 시켜 정상적인 서비스로 넘어서기에는 2 ~ 3년 이상이 소요될 수도 있습니다. 전통적인 SI 사업자가 투자할 수 있는 비용과 기간을 넘어섭니다. 즉,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겁니다. SI 구축 사업자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기 어려운 이유를 적어 보았습니다
- 시스템 구축이 아닌 서비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서비스 기획력 부족
- 자체 핵심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많은 부분에서 아웃소싱에 의존
- 인프라 서비스 등의 경우 자체 서비스 또는 자체 시스템에 적용하면서 개선 시켜나가야 하는데 SI 회사 내부에는 시범 적용할 자체 서비스 등이 부족
- 투자 비용에 대한 인식 문제(대부분의 프로젝트가 고객에서 비용 지불) 단기간에 프로젝트 성과를 이루고 싶어 하는 조직 문화
- 일반화된 시스템을 만드는 것보다 특정 고객의 요구사항에 부합되는 시스템 구축 경험이 더 많음
- 복잡하지 않은 핵심 기능을 먼저 제공하면서 고객을 확보하고,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며 작은 성공을 만들어 내고, 이를 다시 서비스에 반영하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음
- 처음부터 종합선물세트를 만들어내려는 욕심
SI 사업자가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기존과는 다른 조직문화, 관리문화, 투자문화, 개발문화를 만들어 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 SI 사업은 소프트웨어 산업과는 차별화된 다른 영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맞는 주장입니다. 이런 주장을 되집어 보면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서비스 개발에는 SI 사업자가 잘 맞지 않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생각
지금까지가 4년전에 작성된 글입니다. 내부적으로 많이 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아직까지 국내 대기업에 속해 있는 SI 회사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들 준비가 안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서비스도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위 문제는 여전히 변함이 없고, 변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 속도는 경쟁 회사들이나 작은 회사들의 속도를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최근 생각에 대해서는 다음 글레 조금 더 자세하게 다뤄볼까 합니다.